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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시티 이야기: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신데렐라 스토리

잡학무식123 2025. 3. 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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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기적’이라는 단어는 종종 사용되지만, 2015-16 시즌 레스터 시티만큼 이 단어가 잘 어울리는 팀은 없었다. 전 시즌 강등권을 겨우 탈출했던 팀이 단 1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자본력으로 무장한 빅클럽들이 지배하는 리그에서 5,000배의 우승 배당률을 뚫고 정상에 오른 레스터의 이야기는 단순한 스포츠 성공담이 아니다. 그것은 꿈을 꾸고, 도전하며, 믿는 자만이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증거였다.


1. 강등권에서 출발한 ‘언더독’

레스터 시티는 2014-15 시즌 막판까지 강등 위기에 몰려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9경기에서 7승을 거두며 가까스로 14위로 시즌을 마쳤다. 강등은 면했지만, 다음 시즌에도 살아남을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시즌 종료 후 팀을 이끌던 나이젤 피어슨 감독이 경질됐다. 그리고 레스터가 선택한 새로운 사령탑은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였다.

"팅커맨" 라니에리, 실패한 감독이라는 평가

라니에리는 EPL에서 첼시를 지휘한 경험이 있었지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떠났다. 이후 유럽 여러 클럽을 전전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레스터에 오기 직전에는 그리스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가 페로 제도에게 패배한 뒤 경질된 전력이 있었다.

그의 별명은 "팅커맨(Tinkerman)"이었다. 첼시 시절 지나치게 전술과 선수 구성을 자주 바꾼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스터에서는 이 별명이 완전히 다른 의미로 바뀌게 된다.


2.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신다

레스터의 기적은 몇몇 선수들의 놀라운 활약에서 시작됐다.

제이미 바디 – 공장 노동자에서 EPL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바디는 20대 초반까지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며 공장에서 인공 뼈를 만드는 일을 병행해야 했다. 하지만 레스터가 그를 발견하고 영입하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2015-16 시즌, 바디는 11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EPL 역사상 가장 긴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을 세웠다. 그의 스피드와 투지는 레스터의 빠른 역습 축구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리야드 마레즈 – 무명에서 EPL MVP로

마레즈는 2014년 프랑스 2부 리그에서 40만 파운드에 영입된 선수였다. 누구도 그가 EPL 최고의 선수가 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5-16 시즌, 그는 드리블, 패스, 득점력 모든 면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쳤고, 결국 EPL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은골로 캉테 –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같다

캉테는 프랑스 리그2에서 뛰던 선수로, 그의 몸값은 단 500만 파운드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시즌 내내 경기당 평균 태클과 인터셉트 1위를 기록하며, ‘캉테가 있는 팀은 한 명이 더 뛰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3. "팅커맨"의 마법 – 단순하지만 완벽한 전술

라니에리는 레스터에서 기존의 ‘팅커맨’ 이미지와 달리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전술을 구축했다.

  • 빠른 역습 축구: 상대가 공격하다가 공을 잃으면 즉시 바디와 마레즈에게 연결해 반격
  • 탄탄한 수비 조직: 웨스 모건과 로베르트 후트가 이끄는 단단한 수비 라인
  • 강한 팀워크: 개개인의 기량보다 팀 전체가 하나로 뭉쳐 뛰는 시스템

라니에리는 선수들에게 클린시트를 기록할 때마다 피자를 사주는 ‘피자 보상 시스템’을 도입했다. 단순한 아이디어였지만,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4. 시즌 동안 맞닥뜨린 어려움

레스터의 시즌은 순탄하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위기들이 계속해서 찾아왔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 위기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 팀들은 레스터의 전술을 분석하고, 바디와 마레즈를 집중 견제하기 시작했다. 캉테도 시즌 막판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중원에 공백이 생겼다.

커지는 부담감

시즌 초반에는 모두가 "레스터가 선두에 있는 게 언제까지 갈까?"라고 말했지만,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실제로 우승 경쟁에 들어가자 선수들도 심리적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다.

토트넘과의 치열한 우승 경쟁

레스터가 승점 3점 차이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토트넘이 무서운 기세로 추격했다. 모든 것은 2016년 5월 2일 결정됐다. 토트넘이 첼시와 경기에서 2-0으로 앞서 나갔지만, 결국 후반에 2-2로 비겼다.

이 순간, 바디의 집에서는 레스터 선수들이 함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휘슬이 울리는 순간, 선수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환호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5. 신데렐라는 자정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레스터의 성공이 ‘한 시즌의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후에도 강팀으로 자리 잡았고, 2020-21 시즌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역사를 썼다.

바디는 여전히 레스터의 전설로 남았고, 캉테는 첼시로 이적한 후에도 EPL과 월드컵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가 되었다.


6. 우리가 레스터 시티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레스터 시티의 기적은 단순한 축구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이야기다. 돈과 명성이 지배하는 현대 축구에서, 팀워크와 헌신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들이 우승하던 날, 축구 팬들은 레스터 시티를 응원했다. 왜냐하면, 레스터의 승리는 곧 우리 모두의 승리였기 때문이다.

그들의 동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언젠가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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